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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영월군 수주면 계곡축제
날 짜   07-10-11 조 회   4854
글쓴이   영희엄마
홈페이지
 
내 용  
[영월 주천강 요선암]
1
수주면 계곡축제를 다녀와서


강원도 영월로 들어가는 길은 그렇게 멀고 험하게 만 느껴졌다.

영동고속도로로 원주를 거쳐 다시 중앙고속도로를 타서 신림면에서 내려 동쪽국도로
산을 넘고 강을 건넜다. 1시간쯤 뒤에 도착한 곳이 영월군 주천면, 그리고 다시 수주면
사무소를 지나 법흥계곡 행사현장에 도착한 것은 오후 3시가 다 되었을 때였다.

한창 더위에 족히 10리이상되는 법흥계곡은 온통 차와 사람들로 가득 찼다.
계곡의 물과 바위 그리고 송림밑으로 각종 텐트와 사랍들이 바글바글했다.
길가에는 차들이 양쪽으로 늘어서 주차해 있어 우리는 거의 일방통행으로 기어갔다.

한창 햇볕이 뜨거운 8월 초순의 날씨였다.
우리는 지금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청년회에서 주관하는 “제6회 수주면 계곡축제”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다. 초등학교 5학년 딸과 3학년인 아들을 데리고 아빠와 함께 한달 전에 행사참가를 신청하였다.

우리나라에도 지방축제가 많다.
그러나 초중학생 아이들과 함께 가족 모두 즐길 수 있는 축제는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마련한 수주면의 축제는 색다른 느낌이었다.

행사장소는 수주면 법흥계곡 깊숙한 안쪽에 자리 잡은 약 1000여 평 되는 개울가 농원.
본부에 도착하여 등록을 하고 숙소배정을 받았다.
그리고 계곡축제가 인쇄된 하얀 티셔츠도 식구별로 받았다.
십 여 가구가 있는 마을의 민박집 하나로 인도받아 짐을 풀었다.

5시에 개막축제가 있어서 남은 시간동안 근처 개울가에서 아이와 물놀이를 하였다.
해발 1000미터 이상 되는 사자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은 바닥이 환히 보이도록 맑고
차가왔다. 도시에서 전혀 느껴보지 못하는 상쾌한 물놀이였다.

오후 5시경 약 60가족 200여명 정도가 농원 안에 있는 본부 텐트 앞에 모였다.
거의 모든 가족이 초등학생을 한명 또는 두 명씩 데리고 있었다.

어디서들 왔나하고 주위에 물어보니 서울을 비롯하여 인천, 부천, 안양, 수원, 분당,
일산 등 수도권과 경기도가 가장 많았다.
개중에는 대구, 대전, 청주, 김천 등 지방에서 올라온 가족들도 간혹 있었다.

첫날의 행사는 송어잡기로 시작되었다.
근래에 각종 강변축제에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맨손 송어잡기--계곡에 파서 만든 제법
넓은 웅덩이에 송어 몇 십 마리를 풀어 놓는다. 호각을 불면 사람들이 물에 뛰어 들어
맨손으로 헤엄치는 송어를 잡기 시작한다. 작은 연못 같은 곳에 수 십 명의 어른과
아이들이 들어가 송어잡기에 난리를 친다.

가득 들어선 많은 사람들의 발 틈으로 헤엄치기 힘든 송어들이 잔뜩 상처를 입은 채
한 마리씩 잡혀 나온다. 여기저기에서 환성과 함께 잡혀 나오는 송어들과 함께
송어잡기는 채 30분도 안되어 끝나 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우리 식구도 작은 송어 한 마리를 잡았다. 아이는 맨손으로 송어를 끌어안고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방학숙제를 위해 기념촬영 한 카트.......짤각

잡은 송어를 본부석에서는 잡은 가족에게 회를 쳐주고 있었다.
문득 사람들이 잔인해 보이고 상처투성이인 송어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아이의 양해를 구하고 우리가 잡은 송어는 다른 가족에게 주어버렸다.

저녁식사로는 송어고기, 다슬기, 야채 등을 넣고 오랫동안 큰 솥에서 푹 끓인 어죽을
먹었다. 급조한 천막과 좁고 어수선한 식탁, 그리고 초라한 반찬에도 참가자들은 별
불평이 없었다. 간혹 “이거 꿀꿀이죽이네...”하고 웃는 소리로 떠들었지만 아무도
그것을 불평이라고 듣지는 않는 듯 했다.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모두 줄서서 자기차례를 기다리고 식기도 제자리에 놓는등
의젓한 질서의식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배식을 하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덜 훈련된
탓으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저넉식사 후 8시경 약간 어슴프레할 무렵 축제개막식이 거행되었다.
수주면 청년회장의 개막사에 이어 약 10분간 축하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
시골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다가 순식간에 사라져 가는 불꽃들.....
갖가지 황홀한 모습의 불꽃을 이 깊은 산속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같이 앉아 보고
있노라니 행복한 분위기에 젖어 갔다.

그리고 이어 내빈축사 --- 군수, 면장, 군의원과 농협등 기관장들의 짤막한 환영사가
있었다. 대개의 이런 행사에 국회의원이 불쑥 나타나 장황한 자기선전과 정치연설을
하는데 식상하고 또 걱정했는데 천만다행이었다.
기관장들은 아주 짧고 따뜻하게 축사를 해주어 상쾌한 인상을 받았다.

밤이 이슥해서 야외무대에서는 노래자랑 겸 춤의 축제가 열렸다.
주로 어린 아이들의 재롱잔치였으나 그래도 아이들이 이런 곳에 까지 와서 당당히
무대에 올라가는 모습들이 대견스러웠다. 다만 서투른 진행과 초청가수, 그리고 잘
못 맞추는 밴드아저씨가 시골무대의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생각하였다.
가족 리크레이션도 했으면 하는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고.....

그러나 이러한 서운함은 곧이어 나온 화로와 감자, 옥수수를 보고 순식간에다 사라지고
말았다. 개막식 때 불을 붙여 놓은 나뭇단이 타서 만든 숯을 커다란 화로에 담아 각
가족마다 한개 씩 갖다 주기 시작한 것이다.
자원 봉사하는 청년회원들이 땀을 뻘뻘 흐리면서 화로를 날라다 각 가족이 앉아 있는
앞에 놓아 주었다. 고맙기도 해라.......

빨갛게 타오르는 숯 속에서 익어가는 감자냄새와 석쇄 위에서 구워지고 있는 옥수수
향기와 함께 밤의 축제는 그렇게 깊어갔다.

이튿날 아침식사를 하고 본부에서 준비한 관광버스를 타고 산 아래 인근 관광지인
요선암에 구경갔다. 법흥계곡의 입구 강 가운데에 갖가지 부드러운 선녀 옷자락 같은
모양의 바위들이었다.

여기저기서 모두들 가족사진 찍느라고 바빴다.
강가의 시원한 숲속에서 주최 측이 낸 제목으로 3행시를 지었다.
그리고 근처 감자밭으로........

가족별로 나누어 준 호미와 자루를 들고 지정한 고랑에서 감자를 캤다.
크고 작은 하얀 감자들이 계속 올라왔다.
아이는 신이 나서 흘러내리는 땀에도 불구하고 고랑을 파 나갔다.
얼마나 좋은 경험인가?
아무튼 어릴 적 좋은 추억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거의 반자루나 캐었다. 각 가족이 캔 것은 집으로 가져간다고 한다.
이 감자밭은 주최 측이 이번 행사를 위하여 일부러 늦게 감자를 심어 가꾸어 두고
특히 무공해로 키웠다고 한다. 주최 측의 세심한 배려와 성의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 농장에 돌아온 뒤에 시골 산나물과 야채로 된 고추장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오후 마지막 행사는 가재잡기......우리 아이가 그토록 기다리던....
또 이번 행사에서 아이들의 최대 관심사인 이벤트다.

처음 농장에 도착했을 때부터 이 깊은 산골에 무슨 가재가 있겠는가 싶어 주최측에
넌즈시 물어 보았다. 대답은 다른 곳에서 미리 잡아다 행사 때 개울에 푼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지금 산골에 무슨 가재 씨가 남아 있을라고....

역시 계곡의 가두리 웅덩이에 풀어 놓은 가재 100여마리를 보고 100여명의 어른과
아이들이 또 한번 난리를 쳤다. 넘어져 옷을 적시는 것은 기본이요, 모자가 빠지고,
신발이 벗겨지고, 안경과 핸드폰이 떨어지고.......

우리 아이는 여기저기서 풍덩거리더니 자그마한 가재 두 마리를 잡아 자랑스럽게
나에게 보여주었다. 어제 송어 한 마리, 오늘 가재 두 마리를 잡았으니 그래 너는
개학후 학교에 가서 자랑할 것도 생기고 할말도 많겠지........

사랑하는 아들아...
이 에미는 너에게 좋은 추억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가재잡기를 끝으로 1박 2일의 계곡축제는 이제 모두 끝이 났다.
오후 3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폐막식을 위해 본부석 앞에 모인 가속은 100여명 정도.
오늘이 일요일이라 집까지 갈 길이 바쁜 가족들은 이미 출발하였다.

송어 많이 잡은 가족, 3행시 잘 쓴 가족. 가제 많이 잡은 가족, 노래자랑 잘한 가족,
춤 잘 춘 가족 등등 10여 가족에게는 마을청년회에서 상품을 주었다.
상품은 옥수수 한 푸대 또는 감자 한 박스. 들지도 못할 무거운 선물을 받는 어린아이들의 얼굴은 말할 수 없이 밝고 자랑스러워 보였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 깊은 산골에서 시설도 변변치 않고, 자금도 후원도 시원치 않으며 나서서 일할
사람도 몇이 안 되는데 이만한 행사를 큰 실수 없이 이만큼 잘 진행하기 위해서 수주면
청년회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요즈음 시골에는 젊은 청년은 거의 없고 노인들만 있다는데 그래도 고향을 지키며 힘을
합치는 청년들의 뜻이 대단하구나......

더구나 수주면은 강원도 하고도 영월에서도 작은 마을에 속한다는데....
오늘 아침에 가재잡이 행사를 위해 계곡물을 임시로 막은 것 때문에 아랫마을 주민이
와서 거세게 항의하던 것을 보면 마을사람들 사이에서도 이해관계를 따져 비협조적일
수 있는데......

그런 것 때문에 일찍부터 행사장을 확정할 수 없어서 더욱 힘들었다는
주최측 어느 청년의 이야기가 새삼 생각난다.

군이나 면의 주관이 아니고 순수히 마을청년이 중심이 되어 올해 여섯 번 째에 이를
정도로 성공적으로 마을축제를 연다는데 크게 격려를 보내고 싶다.

어제 행사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주차장이 좁고 또 주차 때문에 우왕좌왕하여 주최 측
청년과 다소 실랭이를 벌렸던 일이 점점 미안스럽게 생각되기 시작하였다.
또 다소 불결하고 불편했던 숙소와 화장실과 샤워실문제도 이들로써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아니었을까?

시골과 도시를 이어가는 이런 마을의 행사는 앞으로 더욱 지원하고 장려하며 키워가야
한다고 결론지으며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집으로 향했다. [안양에서 영희엄마]

* 본 글은 몇년 전의 농촌관광 답사기로서, 안양의 회원께서 보내주셨습니다.
농촌관광과 연관되어 참고가 될까하여 게재합니다.(가야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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