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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시골집의 들고양이
날 짜   07-09-09 조 회   4645
글쓴이   이승진
홈페이지
 
내 용  
1
강원도에 주말주택을 가진지 벌써 7년이 가까워 온다.
처음에는 시골집의 생활이 신기하고 신이 나서 일주일에 한번 꼴로 갔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가는 날 들이 줄어들었다.
이제는 보름에 한번 어쩌면 한 달에 한번 꼴이 된다.
주말주택이 아닌 월말주택이 된 것이다.

매번 똑 같은 시골 생활에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이유는 아니다.
시골집은 언제 가도 새롭다. 도시의 찌들은 마음을 털고 오는 좋은 장소가 된다.
시골집에 있는 동안에는 차분하게 마음이 안정되어 간다.

시골집에 그 전처럼 잘 못 가는 이유의 단 하나는 먼 길을 갈 시간이 줄어 든 것이다.
상담을 하고 강의하고 책을 쓰고 하다 보니 2박 3일의 시간 내기가 점점 힘들어 진다.

그렇지만 지금도 시골집에 가는 일은 즐거움의 연속이다.
사무실을 출발 할 때부터 도착 할 때까지는 온통 시골집 생각이다.
그러나 시골집에서의 짜릿한 즐거움보다도 이런 저런 걱정부터 앞선다.

여름장마에 지붕은 안 새는지...., 지난 태풍에 나무가 뽑히지 않았는지....,
혹시 누전이 되어 집에 불이 나지는 않았는지... 좀도둑이 들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지금 정원과 농장에는 무슨 꽃이 되어 피어 있을까 하는 그런 시시한 것들이다.

보름 혹은 한 달 만에 가는 시골집은 벌써 계절이 바뀌었거나 혹은 바뀌고 있는 적이 많다. 더운 여름의 장마가 지나면서 어느덧 서늘한 바람에 가을이 닥아 오고,
낙엽이 지면서 가을이 가는가 하면, 벌써 싸늘한 겨울이 된다.

나는 주말주택을 다니면서 계절이 바뀌는 것을 본다.
그리고 시간이 가고, 해가 바뀌어 세월이 빠르게 흐름을 느낀다.

농가주택에서는 늦은 가을에서 겨울에 걸치는 시기가 자장 춥게 느껴진다.
날씨도 춥고, 마음도 춥다. 그리고 이 때 만은 사람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이 시기에 시골집에 가보면 움직이는 것은 거의 없다.
여름철에 그렇게 극성맞던 모기, 파리며 벌, 거미, 개미, 메뚜기, 사마귀 , 잠자리, 매미, 쓰르라미, 개구리, 지렁이들도 다 사라져 버렸다. 가을이 깊어 가며 슬프게 울던 풀벌레며 귀뚜라미 우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천정의 쥐들도 어디론가 가버린다.

대나무 숲에 가끔 날라 와서 앉아 있다가 내가 가면 후두둑하고 달아나는 묏새, 산새들만이 유일한 방문객이다.

참 그리고 가끔은 동네의 들고양이가 담을 타고 넘어 들어온다.
이놈은 주인 없는 집에 들어와 먹을 것을 찾다가 소리 없이 사라진다.

주말주택에 며칠 머무르면서 있을 때는 일부러 음식물을 남겨 그릇에 담아 집안 정원 숲속에 놓아둔다. 그리면 그 놈은 어느새 냄새를 맡고 들어온다.
밤이 지나면 그릇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

간혹 낮에도 우리 집에 들어 왔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놈은 묘한 눈빛으로 나를 본다. 마치 주인이 낮선 객을 쳐다보는 그런 당당한 눈초리다.
그놈은 자기가 이집의 주인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자기가 일 년 내 내 이 집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그래 ....... 알았거든..........”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일부러 안 보는 척 모른 척 한다.
그러면 그 놈은 먹을 것 다 먹고 흘끔 나를 돌아 본 다음 벌어진 대문 사이로 유유히 사라진다.

그렇다. 그 놈은 실제 나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이 집에서 보낸다.
그가 이 집 주인이고 내가 객이 된다.
어차피 나는 잠시 왔다가는 나그네이니까...........,

인생이 길다고 하지만 그리 긴 것도 아닐 것이다.
흐르는 세월은 빠르다.
너 나할 것 없이 아웅 다웅하던 우리 모두가 어느 땐가는 갈 것이고.........,
왔다 가는 이 짧은 생애에서 내가 주인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단 말인까?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사회에서나 나는 잡시 객으로 머물다가 가야 하는
기약 없는 방랑자라는 생각이 든다.

농가주택에 가을이 닥아 왔다.[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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